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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집콕 취미생활, 책발전소 북클럽 2월의 책 - 우리가 잃어버린 것

by 임쑝 2021. 2. 28.

 
책발전소 북클럽 2월의 책

우리가 읽어버린 것

작가 서유미


한달 동안 매주 마다 북클럽 멤버들에게
던져지는 질문이 있다.
매주 질문지에 대한 답을 포스팅 해보고 싶었는데
게으른 나는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덧 마지막주에 접어들었다.
4개의 질문을 모두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1주차 질문에만 답을 해보려 한다.


 




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아침 9시 15분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알람을 끈다.
일반 직장인 보다 여유로운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음에도 매일 새벽 2-3시 늦으면 4-5시에도 잠자리에 드는
나는 남들은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 할 시간인
9시에도 피곤하다며 이불을 끌어다 고쳐 덮고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딱 5분만 더...’

그렇게 20분에 알람이 한번 더 울리면
더는 미룰수 없다며
무거운 몸을 일으켜고
몸보다 더 무거운 눈꺼풀을 올려 든다.
그리고는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켠다.

회사 생활을 할 때부터 손목, 어깨를 쓸일이 많았던
나는 이제는 찬 바람이 불면 손목이 시큰거리고
비라도 내릴때면 어깨가 뻐근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눈을 뜨자마자 기지개를 켜주고
고양이 자세를 취해 어깨와 팔을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침대에서 일어나 밍기적 밍기적
주방으로 가 정수기의 냉수 버튼을 눌러
컵에 물을 담아 마시며 밤새 잠들었던 몸을 깨운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시에는 항상 마스크를 사용하니
간단한 화장조차 할 필요가 없어
스킨케어 후 선크림을 바르고
조금 빈약한 눈썹만 채워주면
준비 끝이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이동 후
10정거장을 이동하고
밖으로 나와 7분가량을 걸으면
일하는 곳에 도착 할 수 있다.
예전에 일하던 곳에 비하면
출퇴근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11-4시 근무로 대중교통이 번잡스럽지 않은 시간에
이동하니 나쁘지 않다.

문의 잠금새를 풀어주고
밤새 얼음을 만들어내던 제빙기를 끄면서
일을 시작한다.

작년 초 코로나가 심각해 지기 시작할 무렵
4년동안 일했던 곳을 그만두고
집에만 콕 박혀 있는 나날이었다.
나름 일 못한다 소리는 들어 본적 없었고
어디서든 중간이상은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내 입맛에 맞는 곳을 찾기 어려웠고
생각한 조건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타협하며 이력서를 넣은 곳에서는 나를 써주지 않았다.
자존심은 강하지 않아도 자존감은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력서를 넣은 곳에서 연락이 오지 않고
공고가 마감될 때면

‘왜 나를 써주지 않을까..?
나 진짜 잘할수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그냥 내 자리가 아니었나보다
어딘가에 내 자리가 있을 것이다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일을 쉬며 여러달을 보내던
어느날 사촌에게 농담 반 진담반
관리하는 곳에 자리가 생기면 나를 써달라고
4년 경력의 경력자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는데
몇달 뒤 정말 자리가 생겼다며 연락이 왔다.
근무 조건도 내가 딱 원하던
요일과 시간이었다.
그간 내 자리를 찾지못하고 헤맸던 이유는
역시 그 곳들이 나의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업무시간은
빠른듯 느린듯 흘러간다.
사람많기로 유명한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메인도로에서 한번 꺾여 들어오는
골목에 위치해
꽤나 한가한 편이다.


오후 4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예전같으면 퇴근 후 친구도 만나고
혼자 돌아다니기도 했을테지만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로는
항상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
출근 때 처럼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 할수도 있지만
보통은 10분 정도 더 걸리지만
편히 앉아서 갈수있는 버스를 선택한다.

버스에 앉아
이어폰에서는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하루중 내가 가장 편안해지며
좋아하는 시간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 1시간 남짓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시간이 아무런 걱정없이
따뜻하고 행복함으로 가득찬다.


버스에서 내리면 집까지
10분 정도 걸어가야 하지만
그 시간 또한 조용한 산책을 즐기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도착해 조금 쉬다
남편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우리 부부가 유일하게 함께 식사 할수있는 시간이
저녁시간뿐이라 항상 함께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식사를 준비하면
뒷정리와 설거지는 남편의 몫이다.
그렇게 식사 후에는
남편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나는 TV도 보고 책도 읽으며
각자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길을 지나는 행인들의 소리도 잦아들고
부웅 정차 뒤 엑셀을 밟는 소리를
뿜어대던 버스의 소리도 잦아든 고요한 새벽이되면
남편과 침대에 누워 두런두런 담소를 나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다’
이런 따스한 대화보단
실없는 장난이나 헛소리들이 보통이지만
무겁지 않기에 마음편한
일상의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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